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국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하다. 민주당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대야 공세 소재로 삼아왔던 만큼 영장 청구 이후 상황에 따라 국민의힘이 누려온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지난17일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한 이 대표의 검찰 조사 이후 이재명 때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이 검찰에 비회기 중 구속영장 청구를 촉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꼼수라고 비판했다. 김민수 대변인은 20일 "구속영장 발부 시기까지 지정하며 비회기 청구를 압박하는 이 대표를 보면, 무소불위 권력에 젖은 위정자의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김기현 대표도 전날 "마치 백화점 물건 쇼핑하듯이 자기 맘대로, 영장 심사를 받겠다는 특권이 가당키나 한 일이냐"고 비판했다.
표면적으로는 이 대표를 향해 '죗값을 받으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검찰이 9월 정기국회 중 구속영장을 청구해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를 밟을 경우, 민주당의 자중지란이 발생하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속내도 반영돼 있다. 민주당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할 경우, 방탄 공세를 강화할 명분도 생긴다.
이처럼 이 대표의 사법 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내년 4월 총선까지 이어지는 게 국민의힘 입장에선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구속된다고 해도 대표직을 쉽게 놓겠느냐"며 "이 대표가 옥중정치에 돌입하는 순간 민주당이 계파 갈등으로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선는 "지나치게 안일한 전망"이라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이재명 때리기의 명분은 약화할 수밖에 없고, 검찰이 정치적 수사를 벌였다는 역풍이 국민의힘에까지 불 수 있다. 국민의힘의 원내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청구시점과 결과와 관련해 국민의힘에 뭐가 유리한지 갈피를 잡기 힘들다"며 "비회기 기간을 만들었는데 검찰이 영장 청구를 안 할 경우, 민주당이 반격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점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 대표가 구속된다고 해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우려도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털어 낸 민주당이 비상대책위원회나 새 지도부 선출을 통해 '쇄신'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여당이 대통령실의 눈치만 보면서 안보 이슈와 '국민 갈라치기식' 화법만 부각하는 태도를 벗고, 국정기조 방향을 경제와 민생 위주로 바꿔 서둘러 '이재명 없는 총선'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일보 "죗값받으라"던 국민의힘, '이재명 영장설'에 웃을 수만 없는 이유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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