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량발호(跳梁跋扈)
▣ 한자 뜻
跳 (뛸 도): 뛰다, 날뛰다.
梁 (들보 량): 들보, 다리, 또는 도약을 의미함.
跋 (밟을 발): 밟다, 방해하거나 눌러 억누르는 행동.
扈 (막을 호): 호가(護加)라는 뜻에서 기세를 부리는 모습.
▣ 의미
**"도량발호(跳梁跋扈)"**는 주로 부정적인 맥락에서 사용되며,-기세등등하게 날뛰며 제멋대로 행동함을 뜻합니다.
사회적 규율이나 권위를 무시하고 방자하게 행동하는 것을 비유합니다.
▣ 유래
도량발호(跳梁跋扈)는 '도량'과 '발호' 두 단어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사자성어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도량'과 '발호' 각각의 유래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도량(跳梁)'의 유래는 장자(莊子)의 소요유(逍遙遊) 편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장자 소요유 편의 내용>>
옛날 북쪽 바다에 '곤(鯤)'이라는 거대한 물고기가 살았습니다. 곤은 크기가 몇 천리나 되어 그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곤은 '붕(鵬)'이라는 새로 변했는데, 붕의 등은 몇 천리나 되었고, 붕이 날갯짓을 하면 그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과 같았습니다. 붕은 남쪽 바다로 날아가려고 했는데,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삼천 리의 물을 차 올리고, 구만 리의 높이까지 날아올라야 했습니다. 붕은 6개월 동안 바람을 타고 남쪽 바다로 날아갔습니다.
이때, 메추라기 같은 작은 새들이 붕을 보고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저 녀석은 어디로 가려는 거야? 나는 힘껏 뛰어올라 봐야 몇십 보밖에 못 가고, 숲 속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고작인데, 저 녀석은 어디를 가려고 저렇게 힘들게 날아가는 거지?"
이 이야기에서 장자는 붕과 메추라기를 대비시켜, 붕은 큰 뜻을 가진 사람, 메추라기는 작은 뜻에 안주하는 사람을 비유했습니다. 메추라기가 뛰어봐야 들보 사이만큼 짧은 거리밖에 날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도량지간(跳梁之間)'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이것이 '도량'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도량'의 의미
좁은 공간: 메추라기가 뛰어다니는 들보 사이처럼 좁고 제한된 공간을 의미합니다.
보잘것없는 존재: 붕에 비해 작고 능력이 없는 메추라기처럼, 좁은 세계에 갇혀 큰 뜻을 펼치지 못하는 존재를 의미합니다.
근시안적인 시각: 붕의 웅대한 비행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웃는 메추라기처럼, 좁은 시야에 갇혀 세상을 크게 보지 못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도량'은 '장자' 소요유 편에서 유래된 말로, 좁은 공간에서 뛰어다니는 작은 새의 모습을 통해 큰 뜻을 펼치지 못하고 좁은 세계에 안주하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발호(跋扈)'의 유래는 후한서(後漢書) 양진전(梁冀傳)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후한서 양진전의 내용>>
후한(後漢) 순제(順帝) 때 양기(梁冀)라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그의 누이 양씨(梁氏)가 순제의 황후가 되면서 양기는 외척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쥐게 되었습니다. 순제가 죽고 충제(沖帝)가 어린 나이에 즉위하자 양기는 대장군이 되어 조정을 장악하고 전횡을 일삼았습니다. 그는 황제를 협박하고, 자신의 측근들을 요직에 앉히며,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등 온갖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충제가 젊은 나이에 요절하자 양기는 다시 질제(質帝)를 옹립했습니다. 그러나 질제가 양기의 전횡을 비판하자, 양기는 질제를 독살하고 환제(桓帝)를 옹립했습니다. 환제 역시 양기의 권세에 눌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양기는 마치 황제처럼 행세하며 권력을 마음껏 휘둘렀습니다.
이처럼 양기가 권력을 남용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가리켜 '발호'라고 하였습니다.
'발호'의 의미
권력의 남용: 양기가 황제를 협박하고, 조정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것처럼, 자신의 권력을 부당하게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발호장군'의 유래
후한서에는 양기의 전횡을 보다 못한 질제가 "이 사람이 바로 발호장군이군!"이라고 말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후 양기는 질제를 독살했지만, '발호장군'이라는 말은 권력을 남용하는 자를 비판하는 표현으로 널리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발호'의 현대적 의미
오늘날 '발호'는 과거의 권력자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비판할 때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의 임원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부하 직원을 괴롭히거나, 정치인이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경우에도 '발호'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발호'는 후한서에 등장하는 양기의 이야기에서 유래된 말로, 권력을 남용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비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2024년 올해의 사자성어' 선정
'도량발호'는 교수신문이 선정한 2024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습니다. 전국 대학교수 1,0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1.4%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교수들은 권력자들이 국민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행태를 비판하며 '도량발호'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도량발호'는 단순히 '날뛰다'는 의미를 넘어 권력의 남용과 횡포를 상징하는 말로, 오늘날에도 사회 비판적인 맥락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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