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지욕(袴下之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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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事成語

과하지욕(袴下之辱)

by 정민4785 2023.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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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지난 20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이에 홍 시장은 '과하지욕(袴下之辱)'이라는 한자성어로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다. 홍 시장은 집중호우로 전국적 피해가 발생한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었고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고 반박하면서 비판 여론이 커 졌다.

 

이에 당 윤리위는 18일 홍 시장에 대한 징계 개시 여부 안건을 상정했으며 19일 홍 시장은 "수해로 상처입은 국민과 동지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홍 시장은 중앙윤리위원회가 자신에 대한 징계를 개시하기로 의결한 것과 관련하여 '과하지욕(袴下之辱)'이라는 한자성어를 SNS에 남기며 오히려 화를 키웠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오늘은 서두가 좀 길게 표현되었는데 홍 시장이 언급한 '과하지욕(袴下之辱)'이라는 고사성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의미

과하지욕(袴 : 사타구니 과, 바지 고 / 下 : 아래 하 / 之 : 어조사 지 - '~의' 뜻으로 풀이함 , 갈 지 / 辱 : 욕될 욕) '사타구니 아래의 치욕'으로 직역되는데,  이보다 더 큰 치욕이 없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커다란 포부를 가진 사람은 대단하지 않은 일로 다른 사람들과 옥신각신 다투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나타낼 때 사용한다.

 

▣유래

이 이야기는 <사기 - 회음후열전>에 나오는데, 한신이 불량배의 가랑이 밑을 기어갔다는 말에서 유래한다. 한신은 회음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 역시 가난하여 남의 집에 빌붙어 살 때 그는 마음속에 품은 큰 뜻이 있었기에 항상 큰 칼을 차고 다녔다. 어느 날 불량배 하나가 그에게 시비를 걸며 "칼을 차고 다니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없는 겁쟁이가 아니냐? 네놈에게 사람을 죽일 만한 용기가 있다면 그 칼로 나를 한 번 찔러 보아라. 그렇지 못하겠다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 나가라!"고 말하자 한신은 그를 잠시 동안 쳐다보다가 몸을 굽히고 그의 가랑이 밑으로 기어갔다고 한다. 주변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한신을 비웃으며 겁쟁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한신은 후에 그의 능력을 인정받고 한나라의 무장이 되어 유방의 군사를 이끌며 초(楚)나라 하우를 패배시키는데 많은 공을 세웠다. 한신은 불행한 환경을 탓하지 않고 후에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큰 뜻을 품고 있었기에 당장 눈앞의 작은 창피 정도야 기꺼이 감내하고 처신하였다. 훗날 왕의 자리에 오른 한신은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그를 죽였다면 죄인으로 쫓겼을 것이니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아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라고 말하였다. 

 

▣정리

과하지욕(袴下之辱)은 과하지욕(跨下之辱), 과하수욕(袴下受辱), 과하(跨下), 면출과하(俛出跨下), 한신출과하(韓信出袴下)라고도 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에 이 고사성어를 올린 후 삭제했다고 하는데, 홍 시장이 '과하지욕'이라는 한자성어를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심의 결과에 승복하지는 않지만 일을 키우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징계위원들은 동네의 불량배들인가? 

 

 

2023.07.27 - [이런저런 이야기들] - 홍준표 대구시장 중징계

 

홍준표 대구시장 중징계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 15일 충청, 영남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며 수해가 발생한 날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에 대해 중징계를 결정했다. 국민의힘 윤리

byeongun478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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