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출세나 권력욕에 눈이 먼 지식인을 비판하는 데 쓰이거나, 혹은 허황된 학설로 세상을 현혹시키려 하는 사람들을 비판할 때 쓰이는 고사성어이다. 이 표현도 정치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에 하나이다. 서로를 비판하는 사람들, 정치인들 중에 정말 누가 곡학아세를 하는지는 우리 같이 힘 없는 민초들은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은 곡학아세(曲學阿世)에 대해 알아본다.
▣의미
곡학아세(曲 : 굽을 곡, 學 : 배울 학, 阿 : 아부할 아/ 언덕 아, 世 : 세상 세)
배운 것을 구부려 세상에 아부하다라는 의미이다. 세상에 올바로 펼치지 못하고 정도를 벗어난 학문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또는 권력자에게 아첨함을 이르는 말이다.
▣유래
중국 사마천의 사기-유림열전에서 유래한 고사 성어이다. 중국 한나라 황제인 경제가 즉위하여 세상의 뛰어난 학자를 찾던 중 원고생(轅固生)이라는 90세의 노 시인을 등용하기로 했다. 원고생은 강직한 성품을 가진 사람으로 평소 어떤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고 직언을 마다하지 않았다.
어느 날 노자의 글을 좋아하던 경제의 어머니가 원고생을 불러 노자의 글에 대해 묻자 원고생이 대답했다. "그것은 하인들의 말일 뿐입니다." 이에 경제의 어머니 두태후는 격노하여 원고생에게 날카로운 병기를 주며 돼지를 찌르게 했다. 원고생이 돼지의 심장을 정확하게 찌르자 돼지는 한칼에 쓰러졌다. 두태후는 아무 말이 없었으며 더 이상 죄를 묻지 않았다. 얼마 후 경제는 원고생을 정직하고 청렴한 사람으로 인정하여 청하왕의 태부로 임명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원고생은 병으로 벼슬을 그만두었다.
후에 경제 다음 무제가 즉위하자 원고생을 다시 불러 기용하게 되었다. 이때 산동 출신의 공손홍이라는 젊은 학자도 기용되었다. 공손홍은 원고생을 깔보고 우습게 알았으며 출세만을 목표로 한 비열한 사람이었다. 이에 원고생은 공손홍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학문의 정도가 어지러워져 속설이 유행하고 있는데, 자네는 학문을 좋아하는 젊은 선비로써 올바른 학문으로 세상을 이끌어 주기를 바라네. 자신이 믿는 학설을 굽혀 이 세상의 속물들에게 아첨하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될 것이야." 이 말을 들은 공솒송은 높은 인격과 학식을 갖춘 원고생에게 지난 잘못을 사죄하고 제가가 되었다고 한다.
▣마무리
지난 해에는 국민대와 숙명여대에서 석사, 박사논문 표절 문제로 불편한 시기가 있었다. 또 몇 년 전에는 "전태일은 착취당하지 않았다", "위안부 매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사람도 있었다.
지난 3월에는 한 정치인이 곡학아세를 외친 적도 있었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해 "민변,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들로 구성된 '유사정탕 카르텔'이 내린 이번 결정은 자신을 출세시켜 준 민주당에 보은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헌법파괴만행"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양심을 내팽개치고 정당 하수인 노릇을 한 당신들이 재판관 이름을 감히 참칭하는 것에 대해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며 "역사는 곡학아세한 당신들을 몰염치 혐의로 징벌할 것"이라고 경고 했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도, 또 이런 사람들을 비판하는 나도 혹시 곡학아세(曲學阿世)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각기 깊은 자성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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