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존치 결정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존치 결정은 2023년 여름부터 불거진 뜨거운 역사 및 이념 논쟁의 결과입니다. 당초 흉상 이전 계획이 알려지며 큰 반발을 샀고, 결국 현 위치에 존치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논란의 핵심 쟁점과 존치 결정의 배경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1. 홍범도 장군 흉상 존치 논란의 요지: 역사적 평가와 이념적 갈등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나뉩니다.
1.1. 독립운동 공적 vs. 공산주의 경력 논란
- 독립운동 공적 (존치 주장 근거): 홍범도 장군은 봉오동 전투, 청산리 전투 등 일제강점기 주요 항일 무장투쟁을 이끈 독립운동의 영웅입니다. 그의 독립운동 공적은 이미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962년 박정희 정부, 2021년 문재인 정부)을 추서받는 등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육사에 흉상이 설치된 것도 이러한 공적을 기리기 위함이었습니다.
- 공산주의 경력 (이전/철거 주장 근거): 논란의 중심에는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이 있습니다.
- 주요 주장: 육사와 국방부는 육사가 '공산 세력과 맞서 싸울 간부를 양성하는 곳'이므로, 공산주의 활동 경력이 있는 인물의 흉상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1921년 '자유시 참변'과의 연관성, 즉 홍범도 장군이 독립군의 무장해제 과정에 관여했거나 책임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습니다.
- 반박: 학계에서는 당시 독립운동가들이 일제의 탄압을 피해 다양한 세력과 연대하며 독립운동을 이어갔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공산당 가입 역시 독립운동의 현실적 필요에 따른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또한, 자유시 참변 관련 주장은 역사적 사실관계와 배치되는 부분이 많으며, 이미 2021년에 논파된 주장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빨치산'이라는 용어 역시 당시에는 '비정규군'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방 이후 북한군 비정규 부대를 지칭하는 현대적 의미의 '빨치산'과는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1.2. 국군의 정체성 확립 vs. 독립운동 역사 훼손 논란
- 국군의 정체성 논란 (이전/철거 주장 근거): 육사 및 일부 보수층은 국군의 뿌리가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있음을 강조하며,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인물의 흉상이 국군의 정체성을 훼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6.25 전쟁 이후 반공 이데올로기를 기반으로 한 국군의 역사관에 기반합니다.
- 독립운동 역사 훼손 (존치 주장 근거): 반대 측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독립운동 역사 지우기', '반역사적 매카시즘'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국군의 뿌리는 일제에 항거한 독립군과 광복군에게도 있다는 역사 인식을 강조하며, 특정 이념을 잣대로 독립운동의 공적을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논란은 군 내부 원로들과 여야 정치권, 역사학계 전반으로 확산되며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2. 홍범도 장군 흉상 존치 결정 이유: 여론의 반발과 절충안 모색
당초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 흉상의 외부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했으나, 거센 비판과 반발에 부딪히면서 결국 존치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2.1. 거센 여론의 반발과 정치적 부담
- 독립운동가 예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계획은 독립운동가에 대한 예우와 역사적 평가를 둘러싼 국민적 공감대에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봉오동, 청산리 전투를 이끈 독립영웅의 흉상을 철거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 역사학계 및 독립운동 관련 단체의 비판: 역사학계는 물론 광복회 등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은 이번 논란을 '역사 왜곡'으로 규정하며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이는 정부와 육사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 정치권의 반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흉상 이전을 '독립영웅 모욕'으로 규정하며 맹공을 퍼부었고, 일부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2.2. 현실적인 절충안 모색
- 교내 독립공원 조성 검토: 당초 외부 이전이 유력하게 검토되었으나, 여론의 반발이 커지자 육사 내부에서 '독립운동 기념공원'을 새로 조성하여 그곳으로 흉상을 옮기는 절충안이 논의되었습니다. 이는 흉상의 외부 철거보다는 반발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졌습니다.
- 현 위치 존치 결정: 최종적으로는 12.3 계엄 이후 현 위치에 흉상을 영구 존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는 사실상 흉상 이전을 철회하고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입니다. 육사는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실의 질의에 "존치할 계획"이라고 공식 답변하며, 교내 종합강의동인 충무관 앞 현재 위치에 홍 장군 흉상을 보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역사적 평가와 이념 갈등의 숙제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존치 결정은 독립운동가에 대한 예우와 국군의 정체성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한 논란이었습니다. 결국 여론의 강력한 반발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여 흉상 존치로 결정되었지만, 이 논란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역사적 평가와 이념적 갈등의 숙제를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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